혹시, 프리인퓨전을 안 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나 스스로도 궁금에서 그쳐버린 내용) _ⅰ
바리스타 학원 강사에 지원 그 후의 나 스스로가 느낀 강사의 무게감, 그 외에 나의 무지함을 좀 씻어내 보고자 변명하듯 쓰는 글이다.
시기적으로 좋은 시기에 기회처럼 온 채용공고가 있었고, 알맞게 지원한 바리스타 양성 학원에서 허울대 좋게 구두면접에선 나 스스로도 "괜찮다" 할 정도로 나 스스로를 표현해내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떠난 3개월간의 공백이 실무평가에서 크게 우왕좌왕하는 태도에 더불어 시연 중 나오는 면접관의 질의는 나를 더 크게 흔드는데 서슴지 않았다. (머신자체의 압을 보자마자 예상하긴 했습니다. 라마르조꼬 리네아를 사용하다 보급형 머신을 사용하기엔 압의 차이가 너무나도 큽니다.) "앞에서 열심히 떠들어놨던 내용들 다 망쳐놨다. 망했다." 이 생각은 사실 크게 안 들었고, 시연 도중에 "프리인퓨전을 안 하시네요. 그 이유가 있으실까요?" 라는 면접관의 질문이 계속 머리에 남았다. 허울대 좋은 말로 브루잉에서 적심이며, 적심의 유무에 대한 차이에 센서리가 어떻며 궤변을 늘여놓았다. 지금 와서 보면 모른다 말했으면 됐을 문제였다. (모름에 무서움이 있던 게 아니라 정신이 없어서 제 정보를 이것저것 짜깁기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와서 이 글의 서두를 마무리하고 본론으로 넘어가려 한다. 이 글의 주제는 <프리인퓨전> 이다.
우선 프리인퓨전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기에 앞서 기본으로 알아야 할 머신 내의 배관의 구조와 그것이 왜 그런 형태를 띠는가, 워터해머는 무엇인가, 하이엔드에서의 가변압에서만 프리인퓨전이 존재하는가, 그렇지 않다면 가변압은 어떤 형태로 정의해야 하는가 어쩌면 이 문제보다도 더 앞서 설명해야 할 많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생략하며 조절하며 글을 써내리겠다. (다소 내용이 어느 과정을 생략한 설명이 있다던지, 혹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던지 한다면 개인적으로 연락 주시면 더 공부해서 최대한 원하는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도록 해보겠습니다.)
프리인퓨전은 영어를 발음 그대로 한글로 적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pre-infusion으로 보는 게 좀 더 보기에 안정적이다.
pre+infusion으로 extraction(추출)의 전 단계(사전 적심) 정도로 보면 좋을 것 같다. 그 과정은 마치 핸드드립에서의 블루밍, 적심 단계에 해당되기도 하다. 즉, 에스프레소 머신에서의 프리인퓨전은 수율을 좀 더 높게 가져오기 위한 과정들 중 하나란 얘기이다. (물론 프리인퓨전을 하면 무작정 수율이 오른다 이런 의미가 아닌 포괄적인 의미입니다. 커피 쪽은 과학적 근거와 베이스가 많이 잡혀있지 않고, 제 스스로가 찾는 범위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예외는 언제든 생길 수 있습니다.) 또 편 추출 현상을 배제한 커피를 추출하기 위함도 있다. 프리인퓨전에 대한 정의와 바리스타의 의도는 이 정도면 충분하진 않더라도 "프리인퓨전에 대한 틀이 잡혔다." 라고 생각이 든다.
본인이 쓴 글 중에 가장 조회수가 컸던 "커피의 성지 "강릉"에 다녀오다." 에서 잠깐 얘기했던 라마르조꼬 스트라다 ep모델과 같은 고가의 머신에선 프리인퓨전에 용이하다. 이 프리인퓨전의 경우엔 <소프트 프리인퓨전>이라고 한다. 슬레이어도 같은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프리인퓨전이 고가의 하이엔드급 머신의 전유물은 아니다. 보급형 모델에서도 나타나는데 이 경우엔 <On&Off 프리인퓨전>이라 부른다.

훼마 e61모델이 시중에 나오면서 프리인퓨전의 탑재들이 점차 늘어갔고, 지금은 대부분의 모델들이 프리인퓨전이 탑재되어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중에 나왔다는 건 많은 바리스타, 혹은 커피업계 종사자들이 관심을 보였다는 의미고 그렇게 우리에게 자리 잡혀왔다지만, 소프트 프리인퓨전의 위치가 그러할 뿐 on&off형태의 프리인퓨전은 모르고 있는 수가 상당할 것 같다. 소프트 프리인퓨전의 얘기까지 하자면 길어질 내용 같아 비교적 대중이 익숙한 내용은 그다음에 써내리고, 이 글에선 on&off 프리인퓨전에 대해 먼저 다루도록 하겠다.
On&off의 프리인퓨전은 소프트처럼 부드러운 변압을 통해 커피 베드를 적셔주는 것이 아니라 본 추출 전에, 물을 소량 흘려 커피 베드가 골고루 적셔지도록 한 후에 본 추출을 하는 과정이다. 여기서 의문이 있을 수도 있다. "바텀리스가 아닌데 적셔지는 건 어떻게 알아요?" 우문이다. 하지만 아는 자에 한해서의 우문이다. (배움에 있어서 주변에 노출된게 가변압모델에 바텀리스라 이러한 의문은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어찌 됐던 추출버튼을 누르면 즉시 나오는게 물이고, 그 물이 침대베드를 적시는 역할을 하니까 어찌됐던 그게 사전 적심을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핸드드립에서 처럼 적심 후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방치하는가이다. 물에 젖은 커피는 이미 추출이 시작된 상태이고 그 커피가 캐릭터를 잃어가는 건 우리가 살아온 10년 20년처럼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안 스타 유튜브의 안치훈 바리스타님의 영상을 빌어, 에이덴 쇼룸에선 (0.6sec 프리인퓨전 / 1.8sec 휴지 , 0.8sec 프리인퓨전 / 2.4sec 휴지)를 권장하고 있다. 비교적 큰 시간을 들이지 않고 맛에 있어서 훌륭해졌다는 평가는 아니었지만, 확연한 차이가 존재한다라고 평가가 있었고, 이런 보급형 모델에서도 맛의 변화는 확연했고 쓰기 나름이라고 본다.
또 의문이 든다(자꾸 의문 들게 해서 죄송합니다 안 궁금하셔도 봐주세요.) 왜 0.6초와 0.8초로 인퓨전을 해줘야 할까?

포터 필터와 분산 스크린에 담긴 커피 퍽, 그 사이의 공간을 헤드 스페이스라고 부른다.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 공간이 가득 차기 전까진 9bar의 압을 낼 수 없고, 9bar의 압이 걸리기 전까지 프리인퓨전을 해주는 게 옳다고 한다. (아직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매하지 못했습니다. 커피회사를 차리고 싶어서 돈을 아끼고 모으는 까닭에 실험하고 싶은 부분을 못하고 자료로 넘어가는 게 아쉽습니다.) 물을 흘려주고 끄는 행동을 하며 방지하는 게 워터해머 현상이고, (이 현상에 대해선 별도로 다루겠습니다.) 너무 오랜 시간의 방치를 막기 위해 적셔진 물의 양에 맞춰 휴지 시간을 준 것이다.
분쇄된 원두에 가해지는 최소한의 스트레스로 좀 더 수율을 높이고 맛에 차이를 준다. 단순히 수율이 높아졌다는 정말 단순한 변화지만 단순하지 않은 결과를 초례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나에겐 어려운 것 같다.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찌 됐던 이 공간은 제게 공부 일기장 같은 개념이니까요.)
요즘 날씨가 날카롭다. 봄은 점과 같고 여름은 물결무늬, 가을은 투박한 직선들의 평행이라면, 겨울은 뭔가 유아틱 하게도 별 같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 보면 비극인 것처럼 내 몸에 가까이하기엔 너무 아픈 계절 같다.
(저처럼 관절이 안 좋으신 분들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 아픈 계절입니다. 그냥 겨울은 사진으로 보고 봄만 있으면 좋겠네요. 다들 조심스러운 하루 보내세요. 언제 다칠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