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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이야기

에스프레소 머신의 유량 (flow-rate에 관한 기초서기)

나는 단언할 수 없다. 내가 아는 지식이 전부임을.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채널링은 없애는 것이 아닌 억제하는 것임을.

현재 나는 바리스타 학원에 파트타이머 강사로 근무를 하고 있다. 결코 좋은 환경이고, 수강생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한다고 단언할 수 없는 구조에서. 난 수강생들에게 최고의 강의를 선사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선 내가 현재에 안위해 위를 올라가지 못한다면 안될 구조였다.(남들보다 어리다는 강점이 강사로 근무하기에 단점으로 다가오게 됐습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변수를 제어하고,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은 부분을 알고 있어야 최상의 컨디션인 에스프레소를 보여줄 수 있는 것" 그것을 타인이 듣고 수긍할 내용을 전달하는 것. 그것이 내 이야기, 내 수업의 중심이다. 오늘의 내 이야기는 <유량>이다.

유량이라 하면 연관검색어에 뜨듯이 우리가 가장 간단히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내용은 유속이라 생각한다. 부분 수긍한다. '유량과 유속은 전혀 관련 없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전혀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유속과 유량의 이해를 돕기 위한 물건으로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주사기를 예시로 들 수 있다.

여기서 flow rate는 유량, velocity of running fluid는 유속을 의미한다. 주사기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많이 닮아있다. 구간별로 주사기의 Body, Piston, Needle 이 세 가지 구성으로 보면 Body는 보일러, Needle은 유량제어장치, Piston은 추출에 가해지는 압의 실체라 부연설명을 하겠다.(유량제어장치는 흔히 우리가 지클러Gicleur 또는 오리피스Orifice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여기에 스케일이 많이 생겨, 추출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여기서 바늘의 게이지의 변화는 유량제어장치의 폭을 생각하면 된다. 폭이 두꺼울수록 유량이 커질 것이고, 압이 강할수록 유속이 빨라지는 개념을 혼합하여 생각을 할 줄 알아야 한다.(어려운 분들을 위해 부가 설명하자면, 유량은 흐름의 양을 보는 것이고, 유속은 속도를 보는 개념입니다.)

이때 우리가 집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하나 존재하게 된다. "Water debit" 머신에서 내보낼 수 있는 최대 유량을 얘기한다. 내보낼 수 있는 최대 유량. 즉, 부하가 걸려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물이 흘려내는 질량을 얘기할 수도 있고, 저항값이 설정된 상태에서의 최대 에멀션 질량이 얘기될 수도 있다.(부하의 변수는 샤워스크린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선 커피퍽을 저항 물질로 정의합니다.)
이 워터데빗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상식을 하나 짚어주자면 에스프레소 압력 창이 9압력이라고 한들 샤워 스크린에서 나오는 물의 압은 1압이다. 창에서 9압이라 나오는 내용은 보일러에서 첫 오리피스에 추출압을 상시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혼돈하면 욕먹기 딱이다. 커피퍽과 그룹헤드 사이 헤드스페이스 공간에 물이 가득 차야 그 속이 비로소 압이 점점 차는 구조이다.

상식을 앞서 말하고, 지금부터 Water debit에 대해 얘기하도록 하겠다. 지금부터 내용이 재밌어지고, 왜 채널링이 일어나는가를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 있게되며 그만큼 어려워진다.(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보겠습니다. 영어자료를 기본으로 다뤄 저 나름대로의 재해석이기 때문에 영어로 쓰고 주요 용어는 문단이 끝난 지점에 해석해드리겠습니다.)
Water debit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 down stream에서 머신이 내보내는 최대 유량이다. water debit은 헤드스페이스와 그룹해드 내부 관로를 채우는 속도에 최대로 관여하고, 이 그룹헤드를 너무 빠른 속도로 채워버려 다 젖지 못한 커피퍽을 압착하게 되는 현상을 water hammer, 이 현상을 제어하기 위해 유량을 조절하는 것이 바로 Orifice의 역할이 되는 것이다. 유량을 약하게 주면, 헤드스페이스와 관로를 채우는 속도가 줄어들 것이고, 헤드스페이스가 꽉 차는 속도가 느리다면, 커피퍽은 충분히 젖을 수 있게 될 것이고, 커피퍽이 충분히 골고루 젖게 된다면 물길이 생겨 원활한 추출이 일어나게 되는 과정인 것이다. 이 헤드 스페이스 공간이 적다면, 워터 헴머가 일어날 확률이 크다. (Down stream : 물의 하류, Water hammer : 물이 퍽을 망치처럼 세게 누르는 현상, Orifice : 유량 제어장치)

상황을 가정하자. Resistance가 없는 상태의 Water debit은 7g/sec이고, 헤드스페이스의 공간은 24ml의 공간이 존재하며, 바스켓 사이즈는 고려하지 않을 때, 헤드스페이스를 가득 채우는 시간은 약 3.4초, 커피퍽을 적시는 시간을 +a라 가정. 그 시간이 충분히 지나야 바스켓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것이다.(보통 추출 버튼을 누르고 약 4초에서 6초 후에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 텀을 이런 과정을 대략적인 수치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현장경험을 하던, 바리스타 학원을 다니던, 홈 바리스타를 하는 에스프레소를 접하는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플러싱을 해주는 과정에서 유량은 에스프레소 추출의 유량과 확연히 차이가 있다.(그런가? 하시면서 지금 확인하실 필요 없이, 에스프레소 추출의 유량이 더 약합니다. 나중에 샷 뽑으실 때 아 맞다! 하시고 확인해보세요.) 보통적으로 None registance Water debit6g/sec라 했을 때, Espresso Extraction flow-rate0.8~1.75ml/sec정도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추출이 시작되고 나서 기존의 6g/sec의 water debit의 일부만을 필요로 하고, 그 이상의 것들을 받아들이게 된다면 커피 퍽에 가해지는 압은 9압이 아닌 10, 11, 12bar 까지 오르게 될 것이다. 그럼 그 남아도는 유량은 어디로?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할 수 있는데 Pressure valve의 기관이 압력을 유지하도록 담당한다. 이 구조는 에스프레소 머신에 대해 다룰 때 더 자세히 말하도록 하겠다.

커피 포스팅을 쓰면 쓸 수록 기승전결이 아닌 기승까지만 가고 전과 결을 하기엔 너무 어렵다. A→B를 배우고 B↔C를 알고 나면 항상 C??라는 항상 의문을 남기고, 그 의문들까지 다 풀어내기엔 내가 무지하고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를 내게 배우고 흥미를 느껴하는 수강생들을 보며 나름의 위안을 위안을 얻고 있다.
커피를 누군가의 도움 없이 홀로 걷는다는 것은 마치 살얼음 위를 걷는 듯이 위태롭다 몸이 굳어지게 될 것이다. 이 글을 보며 커피 홀로서기에 조금이나마 한 걸음 더 나아가 대중적인 커피의 전문 문화를 만들고 싶다. 부족하지만, 언제든 모르는 부분에 질문을 환영한다.(제가 모르는 부분이라면 공부해서, 내가 아는 부분이면 최대한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음에 담아둔 문제들은 어두운 밤에 빛없는 폐건물처럼 흐릿해져 나도 모르는 사이 잊힌다.

뱀의 머리로 시작해서, 지렁이의 꼬리로 끝나는 사두지룡미의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곧 크리스마스인데, 다들 각자의 소중한 사람들과 값진 시간을 보내길 바랍니다.

올해의 마지막 포스팅 마치겠습니다.